(대충) 허니버터로 크림파스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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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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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

밀가루

(집에 있는거)

우유 

양파

베이컨

파스타 면

소금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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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시작할게요.

일단 가장 중요한 '루'를 만들 재료를 준비해요. 생크림을 대신해줄 중요한 친구에요. 

 

먼저 밀가루와 버터를 1:1비율로 넣어줘야 하는데, 비 요리인의 집에는 정확히 잴 수 있는 도구따위 없어요. 이럴땐 만능인  '눈대중'으로 하기로 평범하게 결정했어요. 

 

가장 중요한 재료인 허니버터에요. 저는 이 허니버터를 쓸거에요. 

왜냐면 집에 있는게 이 것 뿐이기 때문이에요. 마켓컬리에서 가장 싼 버터였어요. 역시 사람은 아껴야하죠. 

뚜껑을 열었는데 벌써부터 단내가 진동하네요. 1시간 후의 제가 절규할게 벌써부터 느껴져요. 하지만 이제 멈출 수 없어요. 이미 열차는 달리기 시작했으니까.

 

이제 루를 만들어야 하는데, 앗차 깜박했어요. 갖은 재료들을 미리 썰어놓어야 해요. 루만 퍼먹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얼마 전 사둔 양파를 꺼냈어요. 근데  양파가 벌써 1/3가량이 썩었어요. 판매자가 괘씸해지다가 문득 내가 양파를 언제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요, 인간은 이처럼 언제나 자신을 돌아봐야 해요. 사진은 남아있는 양파에요. 다행히 멀쩡해보여요. 다음번은 이 양파가 뭉그러질때쯤 다른 요리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양파를 촵촵 썰어줘요. 역시나 도마따윈 없으므로 접시 위에서 썰었어요.  아마 도마 없이 생존이 불가능해지는날 사지 않을까 싶어요. 직역하자면 도마따위 사지 않을 거란 뜻이에요. 

 

 

버섯도 썰었어요. 귀찮아서 써는 사진은 없어요. 재료 썰다가 사진찍기 겁나 힘들어요.

 

 

채소쪼가리만 먹을 수 없으므로 베이컨을 꺼내요. 얼마전 먹고 남겨둔 목살베이컨이에요. 보시다시피 기름기가 적어요. 과거의 제가 아주 어리석은 선택을 했단 증거에요. 기름이 적은 베이컨은 베이컨이 라 할 수 없어요. 화가 치미는걸 보니 단백질이 부족한거 같아요. 

 

 

드디어 완전체가 되었어요.

 

 

그냥 이대로 배에 쏟아부어 배 속에서 조리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프라이팬에 버터를 올렸어요. 저는 코팅프라이팬을 쓰는데 코팅 프라이팬은 빈 채로 달구면 안되요. 그래서 버터를 때려붓고 불을 올렸어요. 사실 이건 얼마전에 쓴 제 포스팅 내용 홍보에요. 보러가세요. ↓

 

어떤 프라이팬을 골라야 할까? 프라이팬 장만하기

 

 

프라이팬이라고 했지만 사실 냄비에요. 루를 만들기엔 제 프라이팬의 그릇이 너무 작아요. 넘칠거에요. 원래 진정한 비 요리인은 조리도구 종류에 연연하지 않아요.

 

 

버터가 녹았어요. 이제 밀가루를 넣을거에요.

 

 

조금씩 넣을거에요. 왜냐면 눈대중으로 맞췃르니 한꺼번에 때려넣으면 어떤 참사가 일어날지 몰라요.

 

 

수저로 휘적휘적 하려다가 아차! 하고 실리콘 주방용기로 바꿨어요. 코팅냄비는 금속 주방용기에 긁히기 쉽거든요. 이것도 제 전 포스팅에 있어요. 보러가세요. 입에 침이 마르기도전에 또 홍보냐 싶지만 원래 홍보는 지속적이어야 해요. 

 

어떤 프라이팬을 골라야 할까? 프라이팬 장만하기

 

 

준비한 밀가루를 그냥 다 때려부었어요. 조금씩 넣겠다는 과거의 자신은 돌아보지 않기로 했어요. 옳은 선택을 한 건진 모르겠어요. 돌이킬 수 없으니 그냥 직진하기로 했어요.

 

허니버터라 그런디 냄새가 달콤해요. 먹어봤어요. 음...덜 익은 달콤한 빵 맛이에요. 

내가 이 황금같은 주말에 도대체 뭘 하고있나 깊은 자괴감이 잠깐 들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버터는 잘 타므로 한눈 팔 면 안되거든요. 자괴감따위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어요. 

 

이제 우유를 넣어줘요. 대충 넣어줬어요. 내키는 대로 넣어주면 되요. 그러면 쨘

 

 

이렇게되요. 사실 젓다가 한눈을 팔았어요. 난 빵을 만들고 있었나 잠시 의구심이 들어요. 급하게 우유를 더 처방했어요.

 

 

처방은 효과적이었어요.

 

 

아까 선택받지 못했던 그릇이 작은 후라이팬을 꺼내요. 아무리 그릇이 작아도 야채정돈 수용할 수 있을거에요.

 

 

버터를 넣고 달구어야 하는데, 젠장 아까 꺼내놓은 버터를 다 써버렸어요. 귀찮아서 화내면서 다시 꺼내요. 생각해보니 하나밖에 없는 수저도 설거지통에 담겨있어요. 그래서 역시 하나밖에 없는 포크로 버터를 퍼줬어요.

잘 퍼지면 장땡이에요.

 

 

힘들게 푼 버터를 팬에 올려요. 보시다시피 불 켜지도 않았는데 막 녹았어요. 이게 인덕션의 힘이에요. 불을 꺼도 끈거같지 않죠. 아무튼 녹았으니 됐어요. 불을 키고 갖은 야채를 넣어줘요.

 

 

 

 

이제 베이컨을 넣어여 하는데 세상에 안잘라놨어요.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에요. 급하게 가위로 잘라 줬어요. 왜냐면 칼도 설거지통에 있으니까요.

 

 

만들어둔 루를 넣어요. 몽땅 넣었어요. 남기면 쓰레기가 되니까요. 남겨서 나중에 쓰겠다는건 그냥 쓰레기를 생성하겠다는 말과 같아요. 난 나를 알아요. 

양이 어마무시하지만 그런건 미래의 나에게 맡겨요.

 

 

쨘 소스 완성이에요

 

 

완성된 소스를 뒤에다 치우고, 이제 파스타를 삶아요. 소스 만든 그 냄비에요. 원 냄비 멀티유즈 해야하니까요. 중간에 설겆이를 해줬어요. 귀찮았어요. 냄비를 하나 더 사야겠어요.

 

 

자, 드디어 여유시간이 생겼어요. 파스타는 냄비가 알아서 익혀줄거에요.  나는 교양있는 한국인이라 평소대로 책을 읽어요. 절대 컨셉사진이 아니에요. 일단 책에 있는 먼지를 털어줄게요.

제목만 봐도 나에게 아주 필요한 내용일거 같아요.

 

 

한눈팔다 오니 파스타 삶은 물이 없어졌어요. 괜찮아요. 물 버릴 수고 덜었어요. 사실 다 계획했던 거였어요.

 

 

아까 만들어둔 소스를 넣어요.

 

 

큰일이에요. 저어지지가 않아요. 긴급하게 우유를 처방해요.

 

역시 우유는 해결사에요. 전국 낙농업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요.

 

 

소금을 뿌려서 마무리해요. 얼마나 넣어야하는진 잘 몰라요. 괜찮아요, 먹다가 더 추가하면 되요. 서양요리의 장점이죠.

 

 

 

 

남은 소스는 이렇게 보관하기로 해요. 아까 남기면 쓰레기 된다는 글을 썼던것 같기도 해요. 역시 미래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 함부로 선언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남은 소스도 무사히 냉장고로 직행했으니 완성한 파스타를 담아줘요.

파스타를 담을 그릇따윈 없으므로 면기에 담아줬어요. 이제 먹기만 하면 되요.

 

 

쨘.

허전하니 어제 먹다남긴 콜라를 곁들여줬어요. 먹으면서 볼 영상까지 완벽해요. 역시 밥은 티비보면서 먹어야해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제 업보을 처리할 시간이에요

업보 하나 더(+) 추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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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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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글은 ‘허니버터로 크림파스타룰 만들어도 맛있을까’를 주제로 한 글이에요. 뭔가 요상한 글이 되어버렸지만 본질은 그랬어요.

 

결론은 맛있다 에요.

첨엔 너무 달콤한 냄새가 나서 걱정했는데 다 만들고나니 딱히 달콤함이 엄청 느껴지지진 않았어요. 끝맛이 살짝 달콤한 정도? 그러니 모두들 안심하고 집에있는 허니버터로 크림파스타를 만들어도 되요. 

 

 

+추신

업보 처리 완료했어요. 진정한 요리의 끝은 치우는 것 까지에요.